2024 대국민 공공외교 우수사례 공모전 수상작

2024년 대국민 공공외교 우수사례 수상작입니다.
수상자분들 축하드리며, 본 공모전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UCC 수상작]

[종합대상] 김*별

[우수상] 정*래

[장려상] 양*윤

[장려상] 이*한 부부(단체)

[장려상] 홍*윤

@unniefromseoul My goal is to help Muslim travelers travel to Korea worry-free, while enjoying authentic Korean food and rich local culture. My contents are all about how you can travel Korea and eat Korean food just like how locals would! Taking this chance, I want to thank all my followers who support my content creation journey. Please follow me on TikTok, Instagram and YouTube! . I made this video in Korean so that it reaches more Koreans and related organizations, and helps them stay aware of the importance of providing Muslim-friendly food and facilities to all travelers 😍 . #korea #koreatravel #seoul #muslim #visitkorea #publicdiplomacy #공공외교 ♬ 오리지널 사운드 - Unnie from Seoul

[청년특별상] 김*원

[수기 수상작]

우수상: 잠보, 하바리 코리아 (안*실)

저는 현재 아프리카 케냐 현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저의 10~ 20대의 모든 젊음과 청춘을 케냐에서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불태우고 있는 안 연실이라고 합니다. 주로 케냐투어 여행가이드, 방송 코디, 케냐의
불우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구제활동 행사 주최 및 진행, 매주 케냐 슬럼 지역 봉사활동 진행, 영어 및 스와힐리 동시통역 진행 및 보조, 케냐 한인 민원처리(온라인 비자업무) 등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모습과 다르게 저는 원래 대한민국 시골에서 중학교 시절까지 달리 튀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일상들을 보내고 있던 17살 학생이었습니다. 케냐를 처음 방문 하게된 이유는 먼저 케냐에 와 있던 가족들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제 나이 17살, 케냐의 첫 인상은 지금도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케냐의 선교사로 계시는 이모를 따라 케냐 최대 슬럼가를 다니며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아무 이유 없이 "차이나(China)"라고 비하하며 외치는 소리들과 한국에서 살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한게 아닌 삶으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돌아보며 제 시간을 멈추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케냐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 또한 잊지 못할 감동으로 다가왔지만 제게는 그 자연 뒤에 있는 아이들의 삶을 더 마음에 담게 되었습니다. 매주 구제활동을 하며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들의 삶이 진정으로 나아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케냐의 슬럼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의 질을 누리고,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도록 제가 있는 곳에서, 또 매주 제가 만날 수 있는 케냐의 아이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알리며 다양한 세계의 나라들과 기초 생활복지, 위생, 예술, 문화 등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배우는 시간이 진정한 한국인으로서의 공공외교라고 생각하며 실천에 옮겨왔습니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고 힘차게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한창 꿈을 키워야 할 아이들이 거리에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바라보면서 저는 아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데이(Sports day)’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로 저는 매년 한국의 운동회 시스템을 도입한 '스포츠데이(Sports Day)'를 케냐의 여러 슬럼가와 시골마을들을 순회하며 주최 및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스포츠데이는 케냐에서는 접하기 힘든 다양한 게임 (줄다리기, 계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풍선게임, 훌라후프 게임, 줄넘기, 장애물 달리기, 판뒤집기, 장애물 달리기 등)들을 진행하며 한국 문화와 체육 시스템을 케냐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매년 꾸준히 각 슬럼가에서 스포츠데이를 진행해온 결과, 슬럼가뿐만 아니라 나이로비(케냐의 수도)에서 4시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는 보멧(Bomet, 케냐의 시골마을)에서도 한국의 시스템을 도입한 스포츠데이가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비록 장시간 이동해야하는 길이지만 한국을 알릴 수 있다는 기회와 자부심에 저는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보람찼습니다.  

다음 활동으로는 ‘키베라(Kibera, 아프리카 케냐 최대 슬럼가 중 한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키베라 한글학교(Kibera Korean language school)'를 열어 제가 직접 진행 및 보조를 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오신 봉사자님들과 함께 한국을 알리기에 힘썼습니다. 

처음 키베라 아이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조차 몰랐기 때문에 한글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느린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직접 세계지도를 보여주며 한국의 위치를 알려주고, 한국의 인사법, 전통의상, 게임, 문화 및 예절 등을 알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 많이 낯설어 했지만 점점 마음을 열고 현재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빠른 습득을 하며 기회가 되면 한국에 꼭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열정이 많이 생겼습니다.

외국인들을 쉽게 접해보지 못한 보멧(Bomet) 아이들은 처음에는 저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멀뚱멀뚱 쳐다보거나 울면서 도망가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방문하여 아이들을 만나고 같이 한국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다보니 점점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한국에 대해 물어오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보멧도 한글학교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는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으로 나눌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초한글(모음,자음)부터 차근차근 읽고 쓰고 배우며 한국어로 자기소개 및 인사법을 배우고, 유명한 속담을 읽고 암기하며 너무나 빠른 성장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아이들을 위해 매달 성실하고 성적이 좋은 아이들을 선정하여 학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케냐의 다른 슬럼가 도시 광과레 (Kawangware), 마다레 (Mathare), 캉게미(Kangemi), 카리오방기(Kariobangi) 등을 다니며 저는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렸고, 우리의 아름다운 언어인 한글의 우수성과 인사법 들을 그들에게도 알려주며 대한민국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재도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가 영어 및 스와힐리 동시통역을 하는 곳과 여행 가이드 및 봉사활동을 진행 하는 곳에서도 꾸준히 한글학교와 스포츠데이 행사 등 한국과 관련된 공공외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케냐 아이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할 수 있을지 조차도 제게 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갈망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저는 이 공공외교 활동을 멈출 수가 없게 되었고, 너무나도 감사하게 저의 작은 용기와 시작이 이제는 키베라(Kibera)와 보멧(Bomet)의 각 공동체들과의 협력을 이뤄 매주 한글학교 및 매년 스포츠데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교 장학금 지원 및 슬럼가 구제활동 등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저를 통해 한국에 대해 배우고 있는 케냐의 슬럼 아이들이 집에 가서 부모님들에게 한국에 대해 공부한 것들을 설명하고 얘기를 하다보니 아이들의 부모님들과 주변 주민분들, 초등학교들도 저에게 먼저 관심을 가져주시고 감사하다며 진심어린 협력제안과 격려를 해주십니다. 그리고 더 감사한 건 아이들과 관련된 행사를 할 때마다 지역사회와 각 공공기관들이 직접 나서서 아이들과 저의 안전을 위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케냐에 함께 있는 저의 한국 가족들과 함께 케냐의 각 초등학교들을 순회하며, 한국의 문화를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한국의 디지털화 된 교육시스템을 케냐 학교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서로 깊이있는 논의를 거쳐 케냐 학생들이 더 나은 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진행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또한 저와 협력하는 케냐의 학교들과 함께 한글학교 교실을 설립해 케냐의 더 많은 학생들이 더 쉽게 한글에 접근하고 배울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키베라(Kibera)와 보멧(Bomet) 등 각 슬럼가의 공동체들과 협력하여 매년 스포츠데이를 주최하고 있지만, 이를 눈여겨 본 각 지역의 공공기관들과 지역사회, 교육기관들이 관심을 가지고 제게 협력제안을 해 오고 있는 덕분에 더 체계적으로 스포츠데이를 확장시켜 나갈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현재 하고 있는 한글학교와, 한국 문화예절 및 인성 교육, 어려운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봉사 및 구제활동 등을 계속하며 앞으로 케냐 아이들이 더 넓은 세계를 보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 장학금 지원 및 교육프로그램 확장, 한국 봉사자분들과 문화예술 교류, 한국과 케냐간의 교환학생 교류 및 일자리 기회창출 등을 계획하고 진행해나가고 있으며 한국과 아프리카를 실제적으로 잇는 다리(Bridge)가 되어 아프리카 케냐를 한국문화의 파도로 덮어나갈 포부를 조심스럽게 밝혀봅니다.

장려상: 도미니카공화국의 문화외교 가족 (강*소)

2022년, 아버지께서 새로 일하시게 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유년 시절을 중남미 국가에서 보냈고, 대부분 좋은 추억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고, 인종차별, 치안에 대한 위험 등 많은 어려움도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국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보낸 시간이 떠오르면 여전히 설레고, 그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저는 '문화외교관'이라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1년 남짓한 기간이었지만, 저희 가족이 경험한 놀라운 성과들을 공유하고자 이번 공공외교 우수사례 공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 한국-도미니카 수교 60주년 기념 최초 한인 축제 “Festival Coreano”
저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린 제 1회 코리안 페스티벌에서 한인 준비 위원회 소속으로 행사 기획과 운영을 맡았습니다. 해당 행사는 예상 참가인원의 10배에 달하는 약 5만 명의 관객이 참여하는 성공적인 성과를 이루었고, 한국 문화의 글로벌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는 크게 공연과 체험으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비빔밥 퍼포먼스, 사물놀이, 태권도, K-pop 댄스 경연, 한국 아이돌 그룹의 초청 공연 등 다양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체험 부스에서는 전통놀이, 한복 포토존, 서예, 한국 음식을 제공하며 현지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더욱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매주 토요일 한글학교에서 교민 아이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셨고, 그 결과 행사에서 성공적인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셨습니다. 어머니는 음식 체험 부스에서 김치 담는 체험을 진행하며, 현지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하는 데 기여하셨습니다. 
	비록 제한된 자원으로 인해 일부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지 참가자들이 행사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2회 축제를 요청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문화콘텐츠 전공자로서 한국 문화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목격하며, 앞으로도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콘텐츠 제작자가 되어, 문화 외교의 다리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 두께사(Duquesa) 쓰레기 매립지 마을 봉사
저희 가족은 정기적으로 두께사 쓰레기 매립지 마을을 방문해 봉사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두께사 마을은 아이티에서 삶의 터전을 찾아 불법 이민온 아이티인들이 집단 거주하는 마을로 쓰레기 더미를 뒤져 하루 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고단한 삶의 현장입니다.
저는 그곳의 청소년들을 위해 한국어 교실을 열어 한국어를 가르쳤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어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는지 아이들이 다소 어색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인사말과 기본 단어를 익혀가며, 아이들은 한국 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수업은 점점 활기를 띠었습니다. 특히 K-pop이나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수업의 동기부여가 되어,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정이 더욱 커졌습니다. 청소년들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를 함께 배워가며, 한국이라는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저는 그 과정에서 문화 교류의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해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길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많은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봉사 활동에 함께 참여하며, 항상 음식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한국 음식을 나눠주면서, 음식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전하고자 노력하셨습니다. 아이들은 김밥, 김치볶음밥, 떡볶이 같은 음식을 맛보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웠고, 이러한 작은 순간들이 그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성장과 배움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도 저희 가족은 문화 교류와 나눔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가기로 다짐했습니다.

3. 사물놀이 공연
아버지는 학창 시절 사물놀이 동아리에서 활동하셨고, 칠레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실 때도 교민 중고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물놀이를 가르쳐서 2013년 한인의 날 공연을 성공적으로 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교민분들이 자녀들이 당시 우리의 전통음악 배울 기회가 없었던 자녀들이  공연하는 모습에 매우 기뻐하고 흡족해 하시는 모습이 기억에 선합니다.
2022년 10월 3일 주도미니카 대한민국대사관 주최 개천절 행사에 초대를 받고 청장년들을 모집, 4개월 강습을 통해 공연을 올렸습니다. 당시 Luis Abinader 대통령을 비롯한 정무,문화,관광부 장관 등 정계 인사들이  참석해서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동년 11월에는 그 동안 지도해왔던 한글학교 중고등 학생들과 함께 제 1회 한인축제(Festival Coreano) 야외 공연의 첫 순서로 참여하여 현지인들에게 사물놀이를 알렸고, 2023년 3월에 개최된 제 2회 한인축제 공연에서도 우리 문화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겼고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학창시절 우연치 않게 배웠던 전통문화가 다음 세대에 전수되고 칠레와 도미니카공화국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작은 밀알이 된 것 같아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뿌듯하고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들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문화콘텐츠를 전공하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어떤 것이 좋은 콘텐츠이며, 나는 어떤 문화를 좋아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떠났던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저는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했던 활동들은 어떠한 이익을 얻기 위한 것도 아니었고, 특별한 책임감이나 사명감을 가지고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를 움직이게 한 것은 결국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칠레 국제학교에서 한국을 대표해 케이팝 댄스를 춘 것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한인 축제를 기획하고 한국어를 가르친 것도, 아버지께 사물놀이를 배우던 것도 모두 한국 문화를 향한 애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심지어 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현지에서 어머니가 한국 음식을 만들어 현지인들에게 대접하시는 모습, 아버지께서 반짝이는 눈으로 사물놀이를 가르치시는 모습 역시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습니다.
공공외교에는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지만, 우리는 한국 문화를 향한 애정 하나만으로도 공공외교관이 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한국 문화를 전 세계가 함께 즐기고 있는, 참으로 멋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문화적 자긍심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공외교관이 되어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쁨을 느끼게 되길 바랍니다.

장려상: 한글은 저에게 언어이자, 붓이자, 세계와 대화하는 수단입니다 (진*우)

개인의 경험을 그림과 글로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기억을 보존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전승하는 중요한 행위입니다. 특히, 한글은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으로, 한글을 활용한 기록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후대에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에 더불어 그림과 글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물고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한글을 매개로 한 그림과 글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기록하면 기억할 수 있다. 기록하면 찰나를 영원으로 만들 수 있다.” 제가 그림을 그리면서 정한 저만의 슬로건입니다. 망각의 동물인 인간이 선택한 가장 획기적인 방법 ‘기록’. 그리고 그 기록을 만들어내는 그림과 문자가 제가 선택한 공공외교의 방식입니다.

<가장 처음 접했던 공공외교>
2018년, 대외활동 신입 기수로서 처음 일본 땅을 밟았을 때의 설렘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요코하마 한국교육원과 시즈오카 한국민단에서 재일동포 학생들을 만나 한글과 한국 문화를 가르치며 보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탈춤을 가르칠 때 학생들의 얼굴에 번지는 밝은 미소를 보며 문화 교류의 기쁨을 만끽했고, 직접 만든 오색경단을 나눠 먹으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경험은 제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한국어로 간단한 인사말을 하고, 길지 않은 질문이지만 작게나마 한국어를 적용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일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아직 저만의 수업 콘셉트가 잡혔다기보다는 기존에 동아리에서 하던 활동내용을 빌린 부분이 더 많았고, 정작 제가 가르치는데에만 치중했지 일본어를 많이 준비해가지 못해서 선배 기수들이 하나하나 통역하면서 정작 제 수업임에도 설명보다 통역의 비중이 훨씬 더 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언어라는 부분의 적용이 어렵다보니 직접적인 소통에 있어서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만의 콘텐츠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남이 만들어주는 수업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수업을 위해 확실하고 독자적인 IP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공외교를 위한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
군대 가기 한 달 전, 멸종위기동물들과 생태계 보호를 좋아하던 저는 입대의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반달가슴곰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뜩 귀가 상당히 ‘ㅂ(비읍)’괴 닮았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환경보호와 한글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더라고요, 한 단어의 음운이 사라지면 그 뜻을 유추하기가 힘들 듯이 생태계에서 한 종의 멸종이 불러오는 파장은 참으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큽니다. 게다가, 우리 한글에는 언어를 지키기 위한 민족성과 자주, 애민, 실용으로서의 가치가 있기에 창제 원리부터 활용까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그 ‘ㅂ(비읍)’이라는 음운에 꽂혀 그림 작업을 시작했고, 군대에서도 핸드폰을 활용하여 약 200점의 한글을 활용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동물만을 한글로 그려 이를 표현했다면, 점차 설명글과 색채를 넣고 서식지의 모습까지 그려 넣으며 콘텐츠를 구체화하였습니다. 또한 단순히 그림그리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교육프로그램에 활용하면서 직접 교육수헤자들이 한글을 직접 쓰고 되뇌이면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적용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SBS<세상에 이런일이> 출연 , 2023년 환경부와의 달력 작업은 물론 KF공공외교재단의 인터뷰 영상, 아리랑TV의 K-people에도 출연하면서 한국은 물론 세계에도 그림을 조금씩 알릴 수 있었습니다, 2023년 초, 영국 쇼디치의 The Bricklane Gallery The Annaxe에서 개최된 전시를 통해 한국의 고유 문자인 한글 자음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각 자음을 다양한 동물과 결합시켜 탄생시킨 타이포그래피 작품들은 한글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동시에 드러내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문자와 문화를 소개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전시 기간 동안 많은 관람객들이 한국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에 감탄하며 한글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고, 이는 저에게 큰 힘이 되어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를 융합한 작품 활동을 통해 세계인과 소통하고 싶다는 꿈을 키워나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찾아간 일본, 그리고 성공적인 교류>

조금씩 콘텐츠가 구체화되어가자 1학년에 방문했던 일본이 떠올랐습니다. 아쉬웠던 그 부분을 다시 채워보고자 2023년 베타테스트로 요코하마, 치바에서 해당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공통된 멸종위기종과 위협상황들을 알려주고, 이를 되뇌며 한글을 활용하여 손수건, 종이 등에 한글동물그림을 그리는 수업을 적용하였습니다. 2023년에 진행했던 수업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한글로 동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단어를 인지하고 쓰고 그림을 완성하며 기록이 말그대로 하나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한글 교육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를 결합한 이번 프로그램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뉴스펭귄이라는 언론사에서 이에 대한 내용을 다뤄주어 기사화되었고, 비로소 5년만에 제 IP가 적용된 공공외교프로그램을 완성시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조금 더 보완하여 2024년에는 오사카 2개소, 도쿄, 나고야, 교토, 시즈오카 등에서 해당 수업을 진행하였고, 동아시아 화합의 상징인 따오기를 스크래치 보드에 한글로 그리면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본 프로그램은 국인이라는 사회적가치창출단체와 진행하고 있으며, 매해 꾸준하게 일본으로 글로벌멘토링이라는 활동으로 재일동포들에게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20년간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양국의 우호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닙니다. 그리고 그 발자취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은 것에 대해 큰 감사를 표합니다. 

<더 멀리, 더 넓게, 세계로 뻗어 나갈 준비>

조금 더 해당 프로그램을 확장시키고 싶다는 제 생각은 8회 세계자연보전연맹 아시아지역 보전포럼의 청년세션 아트디렉터를 맡으면서 실현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진행했던 한글 동물 그림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12개국 아시아 국가의 언어를 활용한 언어 동물 그림 그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공공외교는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를 높이기도 해야하지만 공감대를 확산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증진해야 한다는 점을 착안하여 한글이 지닌 심미적인 부분과 민족성에 대해 언급하며 각 나라 언어의 활용에도 이바지했습니다. 단순한 그림 그리기 활동을 넘어,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위해 네팔어,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 아삼어, 타갈로그어, 방글라데시어, 베트남어, 몰디브어, 힌디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 12개국 언어를 깊이 있게 연구했습니다. 각 언어의 특징과 아름다움을 살려 동물 그림과 조화롭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각 나라의 대표동물을 선정하고, 해당 언어의 문자를 활용하여 동물의 형태를 표현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창의적인 작업이었습니다. 각 나라의 대표들과는 1:1 멘토링을 진행하며, 각 언어의 문자를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방법과 그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글자로 그림을 그려내는 방식에 조금의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점차 자신감을 얻어갔습니다. 특히, 자신이 속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환경 보호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가장 뿌듯했던 부분은 적어도 참가자들이 한글이 만들어진 배경과 이야기를 

<미래로의 목표와 다짐>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던 한글 그림이 세계적인 무대로 나아가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 획 한 획 정성껏 그려 넣던 한글 자음과 모음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되고, 그 그림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작은 시작은 국제 포럼의 아트 프로젝트까지 이어졌으며 앞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글자와 문화를 알리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현재 한복에 한글 그림을 접목시키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고, 한복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싶습니다. 또한, 세계 각국의 한국교육원과 문화원과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글 그림을 알리고, 함께 창작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올해 12월, 필리핀 보홀에서 열리는 타이포그래피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한국어와 필리핀어를 함께 활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은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두 문화의 아름다움을 융합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앞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접목한 한글 그림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한글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소통’의 힘입니다. 언어는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문화를 담고 정신을 표현하는 매개체입니다. 게다가 이를 하나의 붓으로 활용하여 만들어내는 그림들은 언어가 달라도 문화가 달라도 “기록하면 기억할 수 있다”는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글 그림은 제게 ‘자긍심’을 심어주었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글자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저는 한글 그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한글이라는 작은 씨앗이 전 세계에 뿌리내려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우수상(단체): 서로의 마음속에 심어지다. (K******x타)

[2009년, 어릴 적 다짐]

우리 형제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가난이 친구였던 탓에 서로를 의지했고 우애도 깊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꿈은 좁혀지고 또 흐릿해져만 갔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의 도움 때문이었다. 그중에는 정부의 복지적 지원도 있었지만, 일면식도 없는 우리를 위해 매년 쌀과 노트 등을 보내주신 지역 주민분들의 손길이 있었다. 주말마다 무료 이발소를 운영했던 아저씨와 아동 복지카드를 한사코 거부했던 아주머니, 학원비를 받지 않았던 선생님까지도...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랑으로 자랐다.

그 감사함을 잊지 않고, 어려운 다른 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2017년, 지구 반대편에서의 약속]

경제적 여건이 꿈의 크기를 좌우할 수는 없다. 어릴 적 받았던 가르침이었고 다짐이었다. 우리는 교육이라는 미래를 통해 누구나 꿈을 가지길 원했고 봉사를 통해 그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아이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프리카 케냐로 떠났다. 그리고 3주 동안 케냐 곳곳을 돌며 10곳의 학교와 고아원을 방문했다.

케냐의 교육 환경은 예상보다 더 열악했다. 종이와 펜을 가지고 있는 학생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작은 책상 하나로 3명의 학생이 함께 쓰고 있었고 심지어 책상이 아예 없는 학교도 있었다. 교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오로지 햇빛에만 의지하여 수업을 진행했고, 코끼리가 학교에서 난동을 부려 반쯤 무너져버린 건물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

장담하건대 그 무엇도 아이들의 꿈을 방해하진 못했을 것이다. 현지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교육의 의미에 대해 미래의 방향성이 확실하고 열의가 매우 뚜렷했다. 11명의 선생님 중 6명이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고용했던 엔요뇨르 학교, 서울의 백 년 전 사진을 보고 케냐와 다를 바 없었다고 놀라며 케냐의 미래를 이야기하던 안 나시코이 학생, 직접 만든 팔찌를 우리에게 손수 채워주던 올마피테트 학교의 학생들은 분명 그러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느낀 교육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열망은 형체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왔다. 처음 우리의 역할은 교육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그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케냐의 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릴 적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어떤 역경과 고난도 꿈의 크기를 좌우할 수 없다는 것. 아이들은 우리에게 또 한 번의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준비한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일회성 행사로 끝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문한 학교마다 교재를 남겼다. 그리고 교육을 진행할 때마다 현지 교사를 반드시 수업에 참관하도록 요청했다. 교재의 활용성을 충분히 인지시키고 그 커리큘럼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떠나도 우리의 교육은 지속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매번 남기고 갈 교재를 만드느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아이들이 보여준 열정과 노력에 비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아이들과 소통하며 추억을 함께 만들어갔다. 그리고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마지막 인사를 할 때 눈물을 글썽이는 아이들을 보며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였다. 아이들을 만난 것에 대한 행복, 서로를 알아감에 느꼈던 두근거림, 최초의 설렘, 안타까운 미련과 아쉬움... 감정들이 복잡하게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쳤다. 그 어떤 감정으로도 이 순간을 표현할 수 없었다. 눈시울은 계속 붉어져만 갔다. 우리는 기약 없는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 올게! 그러니까 이 순간을 잊지 마!”


[2024년, 우리는 다시 꿈꾼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많은 변화도 있었다. 대학생이었던 우리는 한국에 돌아와 아이들이 준 가르침을 새기며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꿈의 크기를 키워나갔다. 현재는 둘 다 국가과학기술인이 되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에 재직 중이다. 살던 곳을 벗어나 타지에 적응하고 있는 것도 공통된 변화 중 하나이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우리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올해 9월, 우리는 다시 케냐로 떠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더 직접적인 미래가치를 공유할 것이다. 바로 과학기술이다. 앞서 진행한 ‘교육’의 가치가 지식의 순환으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면, ‘과학기술’의 가치는 지식의 진보로 직접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것에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강국으로 충분한 글로벌 역량과 위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케냐의 학제에 따른 STEM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과학교구 제공 및 과학실 개소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기반 산업발전, 경제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글로벌 중추국가의 위상에 맞는 공공외교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불쌍해서가 아니야. 네가 이 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거야.’ 앤젤리나 졸리가 난민 봉사 중에 만난 아이에게 건넨 말이다. 어릴 적 우리를 도와주신 지역 주민분들도 아마 이러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인애(仁愛) 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역 주민분들의 작은 날갯짓이 우리에게 있어 큰 폭풍우를 불러오는 나비효과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꿈꾸어 본다. 과학기술로 교류하는 우리의 공공외교 활동이 언젠가는 대한민국과 케냐의 협력적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작은 날갯짓이 되기를. 그리고 그때가 온다면 비로소 말할 것이다. 우리는 약속을 잊지 않았었다고.

장려상 단체: 아이슬란드 최초의 한국문화행사를 교민들이 직접 개최했습니다 (아******회)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슬란드에 있는 작은 한인회의 부회장인 김연지입니다. 아이슬란드는 북유럽에 있는 인구가 30만명대인 작은 어업국가인데요, 저희 한인회에 속한 한인은 열 명도 채 안됩니다. 한국에서 머나먼 나라 아이슬란드에는 대한민국 대사관이 없고 또 한국과의 교류도 역사적으로 굉장히 제한된 편인데요, 아이슬란드에서 생활하면서 저는 이 곳에 대사관이 있어 자기나라의 문화를 아이슬란드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다른 나라의 국민들, 특히 한국과 가까운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 분들이 내심 부러웠습니다. 매년 일본 대사관과 중국 대사관은 일본문화축제, 중국문화축제를 크게  개최해서 아이슬란드에 문화 소개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혹시 우리 한국도 아이슬란드에서 문화행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대사관이 없더라도요. 그래서 먼저 다른 한인분들께 아이디어를 제안한 후, 일단 일본과 중국의 문화축제를 매년 개최하는 아이슬란드 국립대학교에 한국문화축제 개최 제안서를 들고 찾아갔지요.  저는 당시 아이슬란드 국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었습니다. 
"한국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싶은데요. 매년 일본과 중국 문화축제를 개최하도록 장소를 제공해주시고 있으니, 저희도 대학교에서 한국문화축제를 개최해도 될까요?" 
그러자 관계자께서 답변하시길, "일본대사관과 중국대사관은 문화축제를 학교에서 개최하기 위해 많은 돈을 내고 있어요. 한국문화축제를 개최하려면 한국대사관에서 그 정도 비용을 내야해요."
"하지만 저희는 한국대사관이 없는데요?"
"그럼 할 수 없죠, 저희 학교에서 한국문화축제를 개최할 수 없습니다."
실망스러웠지만 저는 바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행사 주최에 드는 비용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이슬란드에 있는 한국회사들에 찾아가서 혹시 행사를 위한 스폰서가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아쉽게도 긍정적인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 몇 년이 지나, 2022년 어느 날 저희 한인회 장미란 회장님께서, '우리 아이슬란드 한국 수교기념 60주념을 맞아 한국문화축제를 주최할 수 있게 되었어! 내가 재외동포재단에서 수교기념 행사 주최를 위한 지원금을 신청했는데 받을 수 있게 되었거든!' 라고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장미란 회장님은 아이슬란드에서 오랫동안 한국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오신 분으로, 아이슬란드 사회에서 두터운 인맥을 가지고 계신데요, 회장님은 레이캬비크 시청에 저희 목적을 설명한 후 시청 홀에서 60주년 수교를 기념하여 한국문화행사 개최를 할 수 있도록 허가까지 받아주셨지요. 

저희 한인교민들이 직접 한국문화축제를 준비하다고 하니, 어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아이슬란드에 너희 한국인 열명은 되니? 그 적은 수 사람 몇명이서 어떻게 큰 행사를 열겠다는거야?" 라고요. 중국 대사관, 일본 대사관의 여러명의 직원과, 또 아이슬란드 대학교의 중국, 일본학과가 힘을 합쳐 주최하는 페스티벌을, 대사관도없고, 당시 한국학과등의 아무 연줄도 없던 저희가 한국페스티벌을 열겠다는 거였으니까요.
하지만 장미란 회장님은 여러가지 멋진 아이디어로 멋있는 행사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저희는 태권도 교습소에 부탁하여 태권도 공연을 하고, 다국적 여성 합창단에 부탁하여 아리랑 등 한국의 아름다운 민요를 소개하고, 케이팝 댄스를 추는 청년들에게 케이팝 공연도 부탁했습니다. 장미란 회장님은 행사에 전시할 한복 등 귀중한 한국 관련 물품들도 기증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인분들이 잡채, 김밥, 소떡 등 한국 음식을 소수 만들어서 행사장에서 판매를 했는데, 한식은 정말 인기만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으로,  아이슬란드에는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아이슬란드의 수많은 한국팬들은 기꺼이 우리 행사를 위해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해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 행사는 다른 나라의 대사관 주최 행사에 뒤지지 않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아이슬란드 한국문화행사는 저희 한인회에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장려상 단체: 잠비아에서 씨앗을 심는 사람 (우*윤, 유*혁)

수많은 사람 속에서 아무런 재능 없이 사는 것은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 재능 없는 자신을 그 한계 안에 가두고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어린 시절부터 남보다 잘하는 게 없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 버렸다. 문제는 그 한계 안에 가둬 놓고 아무 도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꿈을 가진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꿈을 적으라고 할 때면 그냥 말도 안 되는 탁구 선수나 회사원을 적었다. 가끔은 스스로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속으로 울 때도 있었지만, 그 한계 안에서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지는 않았다. 매번 기회는 있었지만, 순간 그 편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정신을 지배했다. 대학교를 진학하며 내심 다양한 경험을 하며 바뀔 것을 기대하며 갔지만 계속해서 부담스럽다는 핑계를 대며 똑같은 삶을 살았다.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을 하며 대학생활을 보냈다. 

그러다 누나가 잠비아라는 나라에서 1년간 해외봉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누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충분히 나의 흥미와 관심을 끌었다. 아프리카의 한 나라에서 다양한 아카데미 활동을 하고 교육을 제대로 못 받는 학생들을 삼성 꿈 장학재단과 같이 여러 활동을 하고 왔다는 말은 내 가슴을 뛰게 했다. 하지만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 나라에 가서 이상한 영어 발음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가르치고 활동을 한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1년이라는 많은 시간을 아프리카에서 고생하며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내 마음을 바꾼 건 놀랍게도 다른 사람이 아닌 나였다. 결국,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선 대가가 필요하다.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1년이란 시간은 매우 긴 시간이지만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정도의 시간이라 생각하면 길지는 않았다. 사실 위의 책에서 나올 것 같은 생각은 잠깐 난 것이고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깊게 생각하면 다시 마음이 바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일단 잠비아로 가보기로 했다. 

잠비아의 공용어는 영어지만 70개 정도의 현지어가 있고 지역마다 쓰는 언어가 달랐다. 한마디로 내가 생각하는 아프리카였다. 곳곳에서 세상에서 처음 들어 보는 언어가 귀에 흘러 들어왔다. ‘이웨~ 무리 부안지~라까~’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눠 보면 영어를 대부분 잘했다. 교육 자체를 영어로 받기 때문이다. 개인차는 있지만, 회화 부분에서는 영어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사용했다. 현지 언어가 다양해 그들도 다른 지역 사람들과는 영어로 대화해야 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여기선 영어를 확실히 배우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부장님은 처음에 일단 각자 아카데미 과목을 정해서 학생들을 가르쳐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선 뭘 가르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물어보셨다. 한 친구는 기타와 피아노를 가르치기로 하고 다른 친구는 한국어를 가르치기로 했다. 사실 한국어를 영어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해서 고민하는 사이 다른 친구가 하기로 한 것이다. 정말 여기서도 부담을 피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다 학생 시절 태권도를 배운 걸 토대로 한 번 아이들에게 가르쳐 보기로 했다.

아이들을 모으기 위해서 홍보 전단지를 만들어 근처를 맴돌며 돌아다녔다. 확실히 한국과는 다르게 어디를 가든지 어린 학생들이 길거리에 많이 보였다. 특히 특정 시간이 되면 길거리는 다양한 색깔의 교복으로 물들었다. 대부분 학생들에게 현지어로 인사를 하며 다가가면 모두가 미소를 지으며 같이 인사를 해준다. `부이노, 무리 부안지!’ 처음에는 영어로 말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간단한 문장도 항상 조금씩 더듬으며 설명을 했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피아노, 기타, 드럼과 같은 악기에 더 관심이 많을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달랐다. 태권도라는 말을 하자 중국 무술 흉내를 내기도 하고 가라테인 거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많았다. 잠비아의 어린 아이들은 중국 쿵푸 영화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모두 쿵푸 흉내를 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유는 잘 몰라도 좀 큰 학생들은 가라테를 대부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태권도는 아무도 몰랐다. 그럼에도 잠비아 학생들은 자신들의 몸을 단련하는 것을 좋아해 모두 태권도에 관심을 보였다. 열심히 홍보하는 한편 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카데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많은 학생이 태권도를 배우러 오기 시작했다. 신체 단련부터 발차기와 품새 많은 것을 고민해봤지만 태권도는 다른 무술과 다르게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신발 정리와 인사를 가르치기로 했다. 한국에선 당연시 여겨지는 것들도 여기선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첫 번째 태권도 수업이 시작됐다. `차렷. 인사!’ 태권도에선 스스로 셋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한국어로 인사말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은 곧잘 따라하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 다음으로는 태권도의 기본 동작인 아래 막기, 몸통 막기 등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시범도 보이고 애들의 동작을 직접 교정해줬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중국 무술과 비슷한 동작으로 변형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인은 태권도가 익숙해 어떤 동작이든지 금방 따라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아니었다. 그렇게 시작된 태권도 수업은 매주 2번씩 하며 어느덧 예정되었던 시간이 지났다. 아카데미 졸업식을 맞아 공연도 있었기에 더욱 더 수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제 쿵푸 무술에서 벗어나 한 명의 태권도인으로써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잠비아 최고의 대학교에서도 대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었지만, 그 똑똑한 대학생들보다도 태권도에 자부심을 느끼고 실제로 멋진 솜씨를 보여줬다. 처음에 아무리 연습해도 어색하던 동작도 절도 있는 모습으로 변했다. 같이 땀을 흘리며 있었지만, 그 하고 발차기를 연습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그 아이들은 내게 크게 다가왔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정식으로 가르쳐본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이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누나가 언급한 삼성 꿈 장학재단과 관련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이유들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다양한 교육을 해주는 것이다. 보조 교사로 활동하는 만큼 아이들과 많이 어울리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장학재단에서 돈을 주는 만큼 한국에서 사람들이 와서 어떻게 교육을 받고 있는지 확인한다. 그때 아이들의 교육받기 전후의 수준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넘어 여러 방면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게 됐다.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는 생각 이상으로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었다. 중동 나라부터 시작해서 일본까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좋고 나쁜 것을 떠나서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잠비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없을 정도로 국가 간의 교류가 많은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적응하고 많은 이들과 이야기해보니 한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꽤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한 K 드라마와 한국 노래 그리고 손흥민을 통해 한국을 많이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코리안 쿠킹 클래스, 있었지만, 그 등 여러 행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홍보하면 먼 곳에 사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도 많이 찾아와주었다. 사실 한국인으로써 떡볶이와 김밥은 많이 먹어보았지만 만들어 본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외국인들과 같이 웃으며 만드는 한국 음식은 그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한국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사소한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방법을 통해 시작하든 그 사람에게 한국이라는 작은 씨앗을 심겨주면 그 씨앗은 그 사람 마음 속 깊은 곳에 심겨 계속해서 조금씩 커져가기 때문이다. 잠깐 몇 분 체험한 한복체험으로 사람들 마음 안에 그 추억이 심겨 스스로 한국에 대해 궁금해하고 더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그 사람들에게는 작은 씨앗이 될 수 있다. 인생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리는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시간이 지나 한국어 수업 학생이 많아져 그 수업을 맡은 친구와 같이 한국어를 가르치게 됐다. 한국어 수업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남편이 한국인인 사람, K팝을 좋아하는 학생, 한국으로 대학을 가려고 하는 학생 등 여러 이유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게다가 독학으로 한국어를 이미 배우고 있던 학생들도 많아 수준도 다양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태권도와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좀 더 정확한 발음을 낼 수 있을까? 생각보다 `어’ 와 `오’의 발음을 구분하지 못했다. 사실 한국인으로서 둘은 아예 다른 발음이라 한 번도 헷갈려 본이 없었기 때문에 당황했었다. 결국 모든 발음마다 입 모양을 자세히 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어를 가르치며 영어 실력이 부족해 설명을 충분히 하지 못할 때가 있었지만 모두 잘 따라와줬다. 항상 친구와 내가 지나갈 때마다 한국어로 인사하며 안부를 묻는 모습은 그 어떤 인사보다 반갑고 즐거웠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각자 달라도 마음 속엔 모두 씨앗이 다 자라 예쁜 꽃이 활짝 피우고 있었다.

잠비아에 온 지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뒤를 돌아보면 많은 일이 있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다양한 공연, 대통령 행사에서의 의전, 고아원에서의 아카데미 활동 등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순간들이었다. 특히 매일 현지인들과 떠들며 현지 음식인 시마를 먹는 것은 늙어서도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이젠 잠시 말라위로 넘어가 건축 봉사를 앞두고 있다. 항상 부담스러운 일들을 피하기만 하고 자신을 한계 안에 가두기만 하던 생활에서 벗어난 것이다. 언제나 불평만 하던 삶에서 벗어나 보니 한국은 의지만 있다면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었다. 잠비아에서의 생활은 다른 사람에게 씨앗을 심기만 하는 것을 넘어 내 마음속에도 희망, 행복, 감사함 여러 씨앗이 심기고 피어나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청년특별상: 한국 문화 소외 지역의 공공외교관 (박*은)

		뉴멕시코주는 미국의 남서부에 위치한 주로, 인디언 전통문화와 멕시코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이곳은 미국 내에서도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예술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문화적 자산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인구, 특히 한국인을 찾아보기는 힘든 곳입니다. 제가 2023년 University of New Mexico에 교환학생으로 처음 왔을 때, 이 지역에서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뉴멕시코에 간다고 했을 때, 많은 한국 친구들이 멕시코로 가는 줄 알고 착각할 만큼, 이 지역은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곳이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University of New Mexico에는 약 35명의 한인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마저도 절반 이상이 교환학생으로, 한국에서 잠시 머물다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뉴멕시코주에서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고, 한인 커뮤니티의 규모도 작습니다. 한국어 수업이나 교육기관이 없다는 점도 한국 문화를 소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학교 생활을 하며 만나 본 친구들은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기생충은 보지 않은 친구들이 없었으며, K-pop 같은 한류 콘텐츠는 이미 많은 친구들이 즐기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친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K-pop 아이돌을 보기 위해 타 도시로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친구들을 보며 그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단순히 두 개의 목표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문화 공유의 장을 만들자. 두 번째, 한국인으로서 정확한 한국에 대한 정보를 알리자. 당시 학교에 있는 Asian American Student Association이라는 동아리가 가끔 한국과 관련된 이벤트를 진행하긴 했지만, 한국인 임원이 거의 없었고, 깊이가 얕은 오징어 게임 따라 하기 등의 이벤트만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2023년, 5명의 친구들과 함께 Korean Language and Culture Club을 만들었습니다. 이 동아리를 통해 친구들에게 보다 정확한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첫 이벤트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단순히 저희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을 나누는 자리에 약 50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것입니다. 심지어 자리가 부족해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 초반부터 학교의 여러 기관도 저희 동아리에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Learning Language Center, Asian American Pacific Islander Resource Center, Global Education Office와 같은 학교 기관들은 한국 동아리가 만들어지길 기다렸다는 듯이 지원을 약속하고 협업을 제안해 왔습니다. 저는 이때 비로소 한류의 인기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했고, 이에 대한 수요가 저희가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컸습니다. 한 학기 만에 저희 Korean Language and Culture Club은 150명 이상의 정회원들을 모았고, 1년 동안 약 10개의 행사를 열 때마다 평균 80명 이상의 친구들이 참석했습니다.
		
		가장 큰 공공외교의 장은 LA 한국 문화원과의 협업이었습니다. LA 한국 문화원과 연결된 계기는 학교에 LA 영사관의 영사님들이 방문하여 University of New Mexico와 한국 학교 간의 MOU 체결 심사를 진행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사님의 방문이 계기로 연락이 닿은 LA 한국 문화원은 저희 학교에 한국 문화를 소개할 가능성을 보았고, 저희와 함께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LA 한국 문화원과 Global Education Office, 그리고 저희 동아리가 함께 주최한 이 Korean Culture Day는 한국 관광공사와 세종어학당의 후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동아리 회장으로 이 행사의 기획과 총괄을 맡아 2024년 1월부터 LA 한국 문화원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언론 홍보와 장소 섭외, 그리고 전반적인 행사 진행을 책임졌습니다. 9월 4일에 열린 이 행사는 1월부터 준비하여 약 8개월의 준비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9월 4일 Korean Culture Day에 저에게는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이벤트를 주최하였고, 친구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이 이벤트는 지금까지 어떤 이벤트 이상이어야 했습니다. 많은 정부 기관과 기업이 함께하고, LA 한국 문화원 측에서 저희 지역이 문화 지원 사업으로서 가능성이 있는 지역인지 판가름하는 첫 행사였기 때문입니다. 약 13개 이상의 매체로 홍보를 진행했지만 총괄의 입장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올지 불안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애초에 정해두었던 예상 참석 인원 200을 훌쩍 넘은 그 두배 400명이 저희 행사를 방문했습니다.
		
		Korean Culture Day는 크게 두 순서로 이루어졌습니다. 2시간의 한국 문화 체험 부스 운영, 1시간의 K-pop random play댄스입니다. 부스 체험에는 왕과 왕비 복식을 포함한 한복 20벌 입어보기, 한국 전통 부채에 이름을 써주는 서예 체험,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강의, 한국 전통 놀이로 이루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한국 문화원에서 다양한 전문가 선생님들이 저희 지역까지 오셔서 부스를 운영해 주셨습니다. University of New Mexico 학생들은 처음 보는 다양한 한복을 입어보면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었고,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준 부채를 받으며 한국어의 형태적 아름다움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에서 오신 메이크업 전문가 선생님의 디테일한 강의를 듣고, 마스크팩 기념품을 받으며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며 행사를 기획하기 잘했다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참가자들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가치를 경험하며 뉴멕시코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제가 한 일은 문화적 다리를 놓아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활동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행사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약 400명의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참석하여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했으며, 특히 랜덤 플레이 댄스 중 마지막 곡으로 강남스타일이 나왔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이 행사가 단순한 문화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국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부족했던 지역에서, 한국을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 것입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행사 후에도 참가자들이 SNS에 후기를 남기며 한복 체험과 랜덤 플레이 댄스가 특히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 문화 행사를 개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후 더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에 가입하였고, Korean Culture Day를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습니다.
		
		LA 한국 문화원에서는 저희 지역 문화 지원에 많은 가능성을 보시고 매년 한국 문화 행사를 진행하기로 약속하셨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미주 중앙일보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에 보도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으며(https://www.kocis.go.kr/kocc/view.do?seq=1049363&page=1&pageSize=10&photoPageSize=6&totalCount=0&searchType=menu0023&searchText=&ctrcode=, https://news.koreadaily.com/2024/09/11/society/community/20240911192644784.html), LA 한국 문화원 측에서도 학생들과 협력하여 진행한 행사가 처음이었음에도 제일 많은 참가자들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가 교환학생으로 단순히 친구들과 놀기 위해 시작한 동아리가, 1년 만에 400명을 위한 대규모 한국 문화 행사를 주최하게 되었고 저는 동아리 활동을 인정받아 학교에서부터 Leadership and involvement award를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외교는 정부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제가 주최한 행사들이 단순한 동아리 활동을 넘어 한국과 미국, 특히 뉴멕시코 간의 문화적 교류를 촉진하고 양국 간의 이해를 깊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언제든 의욕만 있다면 공공외교를 도와줄 정부기관들이 가까이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외교에 대해서 잘 몰랐던 그저 공대생인 제가, 여러 정부기관과 협업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설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작은 실천이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공공외교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누구든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그것을 전달할 열정과 기회만 있다면 누구나 공공외교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학교와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었던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번 기회로 미국 뉴멕시코 지역에 더 많은 한국 문화 행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수기작품은 PDF본으로도 제작예정입니다. 제작이 완료되는대로 다운로드 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